신앙

人不知而不慍

경회성 2006. 12. 10. 23:22
 

인부지이불온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慍不亦君子乎)란 말이 있다.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는 사람이 군자라는 것이다. 성경에 의하면 이런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다. 참으로 겸손하다면 자기를 자랑하지 않을 것이고, 칼빈이 말한 바처럼, 자기에게 무엇인가 있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에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남이 나를 몰라 준다고 노여워하거나 서운해 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지에 이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가 열 성을 빼앗는 자보다 더 낫다고 하였을만큼,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자기 마음을 지키라 하였는데, 이유는 생명이 거기서 나기 때문이다. 모든 악한 것이 마음에서 나오는데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이 문제다. 그러므로 공부의 본질은 마음공부라 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철학이나 도덕, 윤리와 더불어 신학은 특별히 마음공부가 되어야 할 것인데, 현실의 신학은 그렇지 못하다. 신학이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문화, 예술 등 모든 영역에 침투함으로써 거대한 종합학문이 되어 버렸다. 신학이 그렇게 응용되는 것은 바람직하고 마땅히 그렇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신학이라는 학문의 본질이 혼란스러워진 듯하다. 칼빈이 가르친 것처럼, 신학은 경건의 학문이어야 한다. 경건은 마음 공부의 목표라 부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퇴계선생의 경(敬) 사상은 칼빈의 경건(pietas)과 통하지 않을까 한다.(061210-19062)